코스톨라니 책을 읽고 적용해 본 투자 아이디어 – USTC

코스톨라니의 채권 투자 방식에서 착안한 암호화폐 투자 아이디어로 운 좋게 6배의 수익을 보았습니다. 코스톨라니의 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떠오른 투자 아이디어와 실행 결과를 기록합니다.

본 게시글은 ’24년 01월 12일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개인의 기록일 뿐 재정적 조언이 아닙니다.


유럽의 워런 버핏

앙드레-코스톨라니
앙드레 코스톨라니

투자에 한동안 빠져있을 때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책을 접했습니다. 유럽의 워런 버핏이라고도 불리는 그는 워런 버핏과는 다르게 주식, 선물, 채권 등 다양한 투자 상품에 투자했고, 펀더멘탈 보다는 투자 심리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그는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라는 유명한 ‘심리 – 가격’ 사이클 모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A1, B3에서 매수합니다. A2에서는 투자하지 않고 기다리거나 가지고 있는 주식을 계속 보유합니다. A3, B1에서 매도합니다. B2에서는 현금을 보유합니다. 어찌보면 가장 간단하고 당연한 모형이지만, 심리적으로 가장 지키기 힘든 모형이기도 합니다.

코스톨라니의-달걀모형
코스톨라니의 달걀
  • A1 = 조정 국면(거래량도 적고 주식 소유자의 수도 적다.)
  • A2 = 동행국면(거래량과 주식 소유자의 수가 증가한다.)
  • A3 = 과장국면(거래량은 폭증하고 주식 소유자의 수도 많아져 X에서 최대점을 이룬다.)
  • B1 = 조정국면(거래량이 감소하고 주식 소유자의 수가 서서히 줄어든다.)
  • B2 = 동행국면(거래량은 증가하나 주식 소유자의 수는 계속 줄어든다.)
  • B3 = 과장국면(거래량은 폭증하나 주식 소유자의 수는 적어져 Y에서 최저점을 이룬다.)


투자를 하며 몇 번을 파산하고 다시 재기하여 그 유명한 ‘평생 동안 적어도 두 번 이상 파산하지 않은 사람은 투자자라는 이름을 붙일 자격이 없다고 단언한다.’ 라는 말을 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3권 중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내용은 코스톨라니의 채권 투자였습니다. 그것도 지급 능력이 없어보이는 채권을 투자해서 채권의 가치가 다시 돌아왔을 때 되파는 방식이었습니다.


코스톨라니의 채권 투자


주식보다 채권 수익율이 더 높다고?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아직 지급되지 않았고 이미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채권에 투자하여 큰 돈을 벌었습니다. 1989년 고르바초프(소련)와 레이건(미국)의 몇 번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두 세력 간에 긴장 완화가 뚜렸해지는 모습을 보고, 코스톨라니는 고르바초프가 국가 재건을 위해 서방 국가에 10억 달러의 채권 발행을 요청하리라 예상했습니다.


소련은 장기적으로 채권 지급 능력이 있는 나라다

코스톨라니는 소련이 차르 시대의 채무를 정리해야만 원하는 채권 발행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차르란?

러시아 차르국(러시아어: Русское царство 루스코예 차르스트보[*])은 1547년모스크바 대공국의 이반 4세가 차르의 칭호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1721년표트르 대제가 러시아 제국을 선언할 때까지 사용된 러시아의 공식 국호이다.

워키 피디아 – 러시아 차르

소련은 장기적으로 채무 반환 능력이 있는 나라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소련은 원자재가 풍부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소련의 자원 보유량

  • 석탄 보유량: 전 세계의 50%
  • 천연가스 보유량: 전 세계의 35%
  • 원유: 100억 톤
  • 세계 최고의 철과 알루미늄 생산국

채무 지급 태도 1급이며 그 전까지는 정확한 시기에 채무 이행을 해왔습니다. 채무 불이행 시기에는 유동성이 부족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코스톨라니는 당시에 무가치성 채권을 취급하는 유명한 거래인에게 전화를 걸어 1822년-1910년 사이 발행된 차르 시대의 채권을 사달라 부탁했습니다. 시장에서 거의 매매가 되지 않고 있었다고 합니다. 시장이 무관심할 때 산 것이지요.

  • 책의 내용에서는 1822년-1910년 사이 발행된 차르 시대의 채권이라고 써있는 데 이상한 점은 실제 러시아 차르 시대는 1547년-1721년으로 되어있습니다. 일부 오역이 있는 것 같습니다.


레닌의 소련 정부가 1917년 차르 시대의 빚을 갚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그 채권은 명목가치의 0.25% 내지 1% 정도로 값이 내려가있었습니다.


첫번째 성공조짐 – 1991년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고르바초프가 프랑스 대통령 미테랑을 만났을 때 과거의 빚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르 시대 채권의 거래는 활기를 띄었습니다. 채권의 명목가치는 500프랑에서 약 12퍼센트 상승한 600프랑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몇 년이 지나 소련은 붕괴됐고 고르바초프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1996년 러시아는 유럽 채권시장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려 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먼저 차르 시대에 발행된 채권의 상환 규정을 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백 년 전에 산 차르 채권을 아직도 많은 프랑스인이 유산으로 상속받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프랑스인들은 이와 관련해 여러 요구를 지속적으로 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차르 시대의 채권은 갑자기 영향력을 지닌 인쇄물이 되었습니다.


1996년 11월 27일 러시아 국무총리는 파리에서 약 20억 프랑 이상의 보상을 약속했습니다. 액면가 500프랑이었던 채권 가격을 300프랑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자와 골드 프랑을 합쳐 적어도 20,000 프랑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코스톨라니는 거의 6000%의 수익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채권이 지급되고 그것을 받을 때마다 코스톨라니는 철갑상어 알과 보그카를 마셨다고합니다.

  • 이 부분에서 정확히 코스톨라니가 얼마에 샀는 지 얼마에 팔았는 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합니다.


과거 차르 시대의 채권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코스톨라니는 사람들이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느냐고 물을 때마다, “예 과거 차르 시대의 채권에요” 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이것을 이미 한물간 사기 행각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추가로 볼만한 참고자료 – 코스톨라니 채권 투자와 관련된 기사 – 비즈 조선


독일은 빚을 갚을 것이다.

전쟁 이후 사들인 독일의 채권도 큰 수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독일은 당시 패전국으로 지급 능력이 없었지만, 코스톨라니는 독일과 아데나워(서독 초대 총리)를 믿었습니다. 독일이 언젠가는 그들의 빚을 값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데나워는 프랑화로 발행한 채권을 달러나 영국 파운드 채권인 것처럼 상환했습니다. 프랑화는 전쟁 때 완전히 그 가치가 하락했었기 때문입니다. 아데나워는 독일과 프랑스의 우정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영국인에게 우량의 파운드로, 미국인에게는 우량의 달러로 지급하면서 프랑스인에게만 불량 프랑을 줄 수는 없습니다.

콘라트 아데나워 – 독일연방공화국(서독)의 초대 총리


그의 말은 곧 코스톨라니가 투자한 액수의 140배에 달하는 이익을 의미했습니다.


나의 투자 아이디어


암호화폐 USTC

USTC는 달러와 1:1로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암호화폐)이었습니다. 테라라는 암호화폐 플랫폼에서 LUNA와 페어를 이뤄 차익거래 형식으로 1달러를 유지하는 구조로 이때는 UST라고 불렸습니다.


테라 LUNA와 UST의 원리는 아래 ‘쉽게 읽는 테라 백서’에 잘 설명되어있으니 궁금한 분들은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쉽게 읽는 테라 백서 – EJ Lee


2022년 5월 8일 UST는 달러와 디페깅되며 무너졌습니다. 그 후에 LUNA는 LUNC로 UST는 USTC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과거 1달러였던 USTC는 암호화폐 최대거래소인 바이낸스 기준으로 0.011달러로 떨어졌습니다.

UST-가격-그래프-2023년-1월~2024년 -1월
UST 가격 그래프 / 2023년 1월 ~ 2024년 1월

UST 시스템은 국가 화폐 발행 시스템과 닮아 있다

나는 테라를 공부하면서 테라의 LUNA와 UST 시스템이 국가 화폐 발행 시스템과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조 차익이 있었고, UST는 화폐이기도 했지만 빚(채권)이기도 했습니다.


단지 이 작은 암호화폐 국가의 금융 시스템에 관한 신뢰는 강력한 국방력도, 건물도, 금도 아닌 알고리즘과 루나의 가치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화폐 수요의 대부분은 석유 결제 수단이 아닌 앵커라는 작은 크립토 은행의 예치 목적에서 나왔습니다.


어쩄든, UST의 가치는 어떤 공격과 신뢰의 붕괴로 무너졌고 1달러에서 거의 1/100의 가격으로 떨어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디지털 쪼가리가 된 상태였습니다. 나에게는 어찌보면 지급불능 상태의 채권처럼 느껴졌습니다.


이 채권은 다시 1달러가 될 수 있을까?

재미있는 생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코스톨라니에게 새로 출현하는 시장 즉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느냐고 물을 때마다 코스톨라니는 “예 과거 차르 시대의 채권에요” 라고 답했다고 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채권 투자해본적 있냐고 할때마다 나는 “예. 암호화폐 망한 루나 클래식에 USTC에 투자하고 있어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리부가는 리북(Rebook)아라는 뜻으로 책을 다시 보고 실행한다는 뜻입니다. 코스톨라니의 책을 읽고 코스톨라니와 비슷한 투자 방식을 실행해서 성공한다면 재밌는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USTC의 관련 주체를 정의하고 그들이 이 채권을 지급상태로 되돌릴 의지가 있는 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1. 테라폼랩스의 CEO였던 권도형

테라폼랩스는 LUNA와 UST를 설계한 기업이다. 테라폼랩스의 CEO였던 권도형(도권) 대표는 stablekwon이라는 트위터 아이디를 사용할 만큼 Stable Coin에 진심이었고, 이전 트위터를 보면 암호화폐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가지는 중요성을 여러번 언급한 이력이 있습니다.

Do Kwon 🌕(@stablekwon) – https://x.com/stablekwon?t=d26_-6DmHvl3gt4dNmouJQ&s=32


권도형 전대표는 자신의 강아지 이름을 테라로 자신의 딸의 이름을 루나로 짓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딸 이름이 루나였기 때문에 루나2가 나왔을 때도 다른 이름으로 짓지 않고 그대로 루나라는 이름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루나라는 이름으로 끝장을 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다만 베이시스 코인의 사례처럼 UST를 버리고 UST2를 만들 위험성도 있습니다.


LUNA 그리고 LUNC 둘 다 살릴 거라면 LUNC의 가장 중요한 시스템인 USTC도 살아나야합니다. 다만 LUNA로 돈을 이미 너무 많이 벌었고, 도피 및 옥중 생활을 거치며, 다시 살리고자 하는 의지는 꺾였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2. 테라폼랩스 – 루나를 설계하고 운영했던 기업

테라폼랩스는 LUNC의 Access 권한을 다른 곳에 넘기고 공식적인 운영에서 손을 땠습니다. 실제로 LUNA2의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고, 테라폼랩스와 관련 있는 DEX 코인인 Astroport는 LUNC에서 프론트엔드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다만 테라폼랩스가 소유하는 혹은 관계된 USTC가 팔지 않고 그곳에 묶여있다면 다시 1달러로 페깅되면 큰 이익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3. USTC가 상장된 암호화폐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

큰 이익을 보았고, 1달러 페깅 시 더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생각되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거래량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LUNC, USTC로 인한 이익 외에 USTC 1달러 리페깅과 LUNC의 귀환은 암호화폐 전체의 거래 활성화에 큰 이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낸스는 LUNC와 USTC를 살릴 의지가 있어 보입니다. 거래세를 LUNC의 소각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USTC 소각에 사용된다면 더 좋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바이낸스 자체에 관한 미국의 규제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미지수입니다.


4. 주요 투자자 및 의사결정자 – LUNC 커뮤니티

암호화폐는 대부분 커뮤니티의 거버넌스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집니다. 커뮤니티는 LUNC과 USTC의 가치를 되돌리기 위해 Transaction이 일어날 떄 수수료를 소각하는 데에 쓰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로인해 전체 발행량의 일정 부분이 계속해서 소각되고 있습니다. 실시간 소각량은 Staken bin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또한 LUNC과 관련된 게임(카지로, 슈팅 게임 등)이 나오면서 USTC 소각에 조금씩 기여하고 있습니다.


1달러 리페깅 시나리오 설정

자세한 시나리오 서술은 부담되며, 간단히 표현하면 거래 수수료가 소각에 계속해서 쓰인다면, 코인 불장 시기에 맞춰 일정한 이벤트가 맞물리면서 소각과 가치 상승이 플라이 휠처럼 돌아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UST2를 만든다고 해도 코스톨라니 사례처럼 UST의 신뢰를 회복하는게 투자자와 커뮤니티 신뢰 입장에서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USTC의 구입

2023년 6월 15일에 63,397 USTC를 762.389 USDT(당시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기준 100만원)에 매수(평단가 0.01202563 USDT)했습니다. 이후 11월까지 가끔 생각날 때마다 만원-2만원씩 매수하였습니다. 바이낸스에서 기록을 찾으려니 6개월 이후 기록은 다운로드가 쉽지 않아서 매수 기록은 코인 게코 기록으로 대체합니다.

USTC-Buying-Record
Coingecko

USTC 판매 – Exit


코인 게코 기준 6배의 수익을 올렸다

515.48%의 수익으로 표시되어있지만, 중간중간 1만 원-2만 원 산건 카운팅 되지 않아 제하면 대략 500%의 수익으로 생각됩니다. 4,692.372 USDT입니다. 코스톨라니처럼 더 큰 수익을 얻고 싶었지만 시나리오가 다르게 흘러가서 전량 매도했습니다.

USTC-Investment-Record
CoinGecko
USTC-Investment-Record2
Binance

USTC Exit 이유 – UST 2.0? / Mint Cash의 출연

USTC 2.0이라고 주장하는 Mint Cash가 등장했습니다. 찾아보니 테라폼랩스와 공식적으로는 선을 긋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리고 이 이슈로 USTC는 갑자기 엄청나게 급등하는 모양세를 취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플라이휠이 돌아가며 소각되어 1달러 페깅되는 시나리오가 아닌 생각지 못한 MINT Cash라는 이슈로 급등하는 모양새라 단기급등사유로 보였습니다.


여러 각도로 봤을 때 지금이 단기 고점이라고 판단하여 Exit하고 나왔습니다.

USTC-Investment-Record-Green spot-Buy-Red-Spot-Sell
Binance / USTC Invest Record – Green spot(Buy), Red Spot(Sell)

민트 캐시에 관해 조사한 내용은 아래 게시글에 작성하였습니다.

민트 캐시 게시글

투자 결과와 소감

개인적으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코스톨라니 책을 읽고 관련된 사유를 나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여 재밌는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좋은 에피소드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채권투자는 안하세요? 라고 했을 때 “망한 루나 클래식에 USTC를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라고 기분좋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